(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신 개발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아직 데이터나 임상에서 완전하게 성과가 입증된 백신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기대만으로도 시장을 움직이게 만들기 충분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2일 백신 개발은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재료라며 백신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시장이 들썩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며 앞으로 완전한 백신이 나올 때까지 백신 소식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50개 모든 주가 봉쇄 조치를 완화했다.

다만, 여전히 주요국에서 코로나19 확진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다시 재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로나19 공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초에는 미국 바이오기업인 모더나(Moderna)가 개발 중인 백신이 1차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미 증시는 3% 이상 폭등했고, 아시아 증시까지도 위험선호 분위기가 퍼졌다.

그러나 하루 만에 모더나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미 증시는 다시 반락했다.

또한, 전일에는 미국 제약업체 이노비오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동물실험에서 항체를 형성했다고 발표하며 다시 백신 기대를 키웠다.

일부 외환시장 베테랑 딜러들은 백신 개발로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경제가 빠르게 반등한다면 달러-원 환율이 다시 1,100원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백신 기대가 커졌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 시장 영향력이 오래가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그럼에도 백신이 나와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면 시장도 반등하고 달러-원은 1,200원 아래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불확실하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면서도 "증시가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달러-원도 1,100~1,150원 레인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코로나19 이후의 시장은 생각보다 더 강할 수 있다"며 "결국 관건은 동학개미가 받쳐놓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이 돌아오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불확실성이 일시에 해소된다면 1,100원 아래도 가능하겠지만, 일단 국내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야 한다"며 "결국 우리나라 경제가 얼마나 지지되고 성장하느냐에 달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기준이 바뀌는 뉴노멀의 시대가 온 만큼 이전 수준의 환율도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임상에서의 표본 수나 데이터 제시 방식 등을 볼 때 백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비이성적이었다"며 "백신이 궁극적으로 나와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도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세상과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무역량은 줄어들 것이고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질 수 있다"며 "한국처럼 교역이 중요한 나라는 G2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이 있어 코로나19가 끝났다고 원화가 연초에 예상했던 강세로 가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며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한 달러-원 환율이 쉽게 1,200원 아래로 내려가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C 딜러는 "달러-원이 다시 1,200원 아래로 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무역이 중요한 경제 기반인 만큼 반세계화 흐름이 나올 때 한국이 가장 먼저 타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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