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부동산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이 판매했던 일부 해외부동산 투자상품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연합인포맥스 국내펀드 판매사별 실적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에서 판매한 해외부동산 펀드잔액은 8천576억7730만원이다. 지난해 3월 말 5천498억8580만원에 비해 56% 급증했다.

그동안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해외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들이 직접 물건을 살펴볼 수 없는 해외부동산 특성상 펀드나 리츠를 통한 간접투자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받던 해외부동산 간접투자상품펀드가 타격을 입고 있다.

호텔이나 소매업 부동산과 달리 기업이 장기임차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였던 상업부동산시장마저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그 결과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4개 주요 시중은행이 판매한 '하나UBS글로벌리츠부동산종류형투자신탁'은 3개월 누적 수익률이 -26% 정도에 달한다. 또 '하나UBS아시안리츠부동산투자'는 3개월 누적 수익률이 -20.41%를 기록했고, '한화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은 -23% 정도의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에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 미국 부동산대출 펀드'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고는 은행권 판매 해외부동산펀드 잔액은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께 8천786억원을 정점으로 8천억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이후에 펀드 자체에 대한 니즈가 많이 줄었고, 올해는 코로나19 관련으로 해외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높지 않다 보니 찾는 고객이 없어 판매가 저조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판매할만한 괜찮은 물건을 못 찾아서 올해에는 신규로 판매한 상품이 없었다"며 "그래서 판매한 해외부동산 펀드 잔액에 큰 변동이 없다"라고도 설명했다.

반면 씨티은행이 판매한 해외부동산펀드 잔액은 지난 1월 38억5천만원에서 지난 2월 490억3천만원으로 13배가량 뛰더니 지난 3월에는 567억6천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2월 초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 신상품인 '삼성 누버거버먼 미국리츠부동산투자신탁'이 출시되면서, 해당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부족했던 상품 라인업 보강 차원의 신상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경기사이클 후반기 주식 등 자산가격의 고평가 부담과 배당 수익에 기반한 리츠의 매력, 포트폴리오 분산 수요 등이 해당 상품 판매가 증가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당 섹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받고 향후 경기 부진이 전망되면서 당분간 해외부동산 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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