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시장의 경색 국면이 여전한 가운데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도 활발하다.

다만, 실적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에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리를 더 얹어주고라도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려는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 롯데그룹, GS그룹 등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이 올들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벌써 11조6천500억원에 달한다.

시장 상황이 좋았던 작년과 비교하면 1.3% 감소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셈이다.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로 꼽히는 SK그룹은 총 3조3천9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년 전보다 발행 규모는 36.3%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개 계열사가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올해는 절반으로 줄었다.

연초에 회사채를 발행한 SK E&S와 지주사인 SK㈜, SK가스 등은 가산금리를 '언더'로 발행하는데 성공했지만 지난달부터는 가산금리를 더 얹어줘야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SK에너지는 적게는 +25bp에서 많게는 희망금리밴드 상단인 +60bp까지, 현재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인 SK루브리컨츠는 최대 +20bp 수준까지 가산금리를 부담한다.

현대차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등장했다.

현대차는 4년 만에, 기아차는 3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착수해 각각 6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7천억원에 이르는 외화차입을, 기아차는 3천600여억원의 전자단기사채 등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영업실적 악화 우려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기아차는 트랜치별로 적게는 15bp, 많게는 30bp를 발행금리에 얹었고, 한때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보유했던 현대차도 언더 발행엔 실패했다.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이 많은 LG그룹은 지난해와 근접한 2조3천600억원의 회사채를 찍었다.

특히 1년 전 3천900억원을 발행했던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700억원의 만기물을 차환하지 않고 현금 상환했다.

지난 2월 국내 신용평가 3사가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한 영향이 컸다.

롯데그룹의 회사채 발행은 1조8천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호텔롯데가 1년 전보다 7배 많은 7천억원으로 가장 많이 찍었는데, 2월 공모채 발행 이후 사모채로도 연이어 4번을 찍었다.

호텔롯데는 이달에도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GS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1조1천3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지난 3월 2천300억원의 공모채를 찍은 GS E&R은 많게는 16bp까지 가산금리를 부담했고, 지주사인 GS가 19bp를 더 얹어 발행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차그룹이 5조원에 육박하는 4조8천150억, SK그룹이 2조2천110억원, 롯데그룹 1조6천900 등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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