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이 기업공개(IPO) 기준을 한층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변경하고 중국 본토나 홍콩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21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외국기업 보유 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기업들이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의무화했다.

기업이 이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이에 관한 미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면 그 기업 주식은 거래소에 상장될 수 없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중국 기업들의 IPO 계획을 변경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이미 미국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상장을 철회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결국 미국 투자자들의 이익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에 간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은 전장 대비 2% 넘게 밀렸다.

바이두도 이날 장중 1% 넘게 밀렸다.

그러나 바이두의 경우 리예훙 회장이 내부적으로 홍콩 2차 상장을 포함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1.39%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부터 바이두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이 퍼졌지만, 바이두 핵심 인사로부터 공개적인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재신증권의 우차오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이번 법안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며 정치적 이유에서 이러한 변화가 비롯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도 불공정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위배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번 법안은 해로운 사고방식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재경대학의 시쥔양 교수는 "이미 미국 증시에 IPO를 신청한 기업이 이번 법안 때문에 포기할 것 같지는 않지만, 미국에 상장하려고 계획했던 기업들은 미국에 상장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구도가 심화하면서 미국이 더욱 엄격한 조치를 내놓을지 모른다는 우려로 미국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 수가 급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교수는 이번 법안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있는 중국 기업들의 상장 철회를 촉발하고 중국 기업들이 A주 시장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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