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면서 하락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7달러(2.0%) 하락한 33.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약 13% 급등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의 성장률 목표 관련 소식과 미·중 간 갈등 상황 등을 주시했다.

WTI는 최근 주요국의 경제 재개 이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로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왔다.

이날은 중국의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만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가도 최근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우려가 커진 점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책임을 둘러싸고 양국이 거친 설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미국은 홍콩보안법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하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의 가능성까지 얼어뒀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지난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 등의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결단코 중국에 허가증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홍콩 문제 등이 양국 간 무역전쟁의 재발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의 1차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견지했다.

로이터통신은 또 미국이 10만 명 이상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막대한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란 보도를 내놨다.

미국의 산유량 감소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237개로, 이전 주보다 21개 줄었다고 밝혔다. 10주 연속 감소했다.

이에따라 WTI는 중국의 성장률 목표 미채택 발표 이후 큰 폭 내렸던 데서 낙폭을 차츰 줄여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갈등 등으로 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FXTM의 루크맨 오투누가 수석 연구원은 "유가가 봉쇄 완화 등으로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글로벌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으로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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