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데이터 거래소가 출범한 지 열흘 만에 62건의 거래 실적을 내며 '데이터 IPO' 시대를 열고 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중국 귀양 빅데이터거래소의 출범 초기 실적도 뛰어넘은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출범한 데이터 거래소에서는 지난 20일 기준 62건의 데이터가 거래됐다.

무료 거래가 55건, 유료 거래가 7건이다. 유료 거래 규모는 약 2억2천만원 수준이다. 유료 거래의 대부분은 맞춤형 광고를 만들기 위한 카드 소비 데이터나 상권 카드 소비 데이터 등이었다.

출범 이후 데이터 거래소에 참여하는 기관과 등록된 데이터 상품 규모도 크게 늘었다.

데이터 거래소 회원사는 지난 20일 기준 총 46개로, 출범 이후 12개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금융회사가 24개, 핀테크·통신·컨설팅 등 비금융회사가 22개사다.

거래소 참여가 가장 활발한 곳은 카드사다. 신한·KB국민·삼성·비씨카드가 98건의 데이터 상품을 등록하고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이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서비스 부수업무'를 신고한 이후 KB국민·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경남·농협중앙회 등의 관심이 늘면서 9개 회원사가 됐다.

등록된 데이터 상품은 총 210개로 무료 상품이 21개, 유료 상품이 189개였다. 업권별로는 카드사가 9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신용평가사(CB)가 20건, 핀테크사가 35건 등이다.

이처럼 최근 데이터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기업공개(IPO)에 가깝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데이터 거래소는 A 주식을 사고판다는 단순한 거래 개념보다 IPO의 개념"이라면서 "62건의 데이터 IPO가 열흘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 데이터들이 시장성·유통성이 있음에도 금융회사 내부에서만 보유되고 있었던 반면, 데이터 거래소가 출범한 이후부터는 해당 데이터들이 다수 데이터 수요자들에게 판매될 수 있는 통로가 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IPO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데이터 거래소의 출범 후 실적은 중국 귀양 빅데이터 거래소가 지난 2015년 출범하면서 거뒀던 초기 실적보다 우세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 귀양의 빅데이터 거래소는 지난해 5월 기준 회원사 약 3천개, 거래액 69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데이터 거래소다.

귀양 빅데이터 거래소는 출범 후 9개월간 누적 거래액 약 17억원, 참여 기업 약 60개사라는 실적을 거뒀다. 한 달 평균치를 산출하면 누적 거래액은 1.88억원, 참여 기업은 6.6개 수준이다.

우리나라 데이터 거래소의 경우 출범 후 10일간 누적 거래액 약 2.2억원, 참여 기업 46개라는 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거래소의 출범 초기 실적이 다소 앞서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보안원은 금융권 데이터의 유통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 위해 다음달부터 금융권과 비금융권 데이터 담당자 간 미팅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데이터 수요·공급 매칭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재정 여건이 열악한 데이터 수요 기업에게 데이터 바우처도 지원하고, 올해 연말까지 데이터 거래소의 모든 거래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데이터 거래 시장은 데이터 수요·공급 기반이 조성돼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초기에는 활성화에 다소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데이터 거래소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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