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증시가 하락했다 반등하면서 증권사 해외주식 계좌에 수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코스피뿐 아니라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하락했다 오른 만큼 저점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해외주식 예탁자산 규모는 8조3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조원 이상 늘었고, 삼성증권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4조5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증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조7천9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원에 비해 2.8배 늘었다. 거래고객수는 3만3천29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2배 증가했다.

키움증권 해외주식거래는 전년동기대비 2천278% 폭증했다. 1분기 월누계액 기준 해외주식 약정은 3조2천억원에 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투자전용 예수금이 41억원으로 전기 31억원에 비해 약 1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1분기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하락이 단기간 내 V자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하락했을 때 '동학 개미'로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몰려들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패턴을 보일 해외 주식에도 눈을 돌렸다.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에 따르면 코스피는 3월19일에 1,439.43을 기록한 후 2,000선까지 반등했고,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3월23일 1만8213.65에 저점을 찍은 후 V자 반등을 보였다.

이들 주식을 저점 매수할 수 있다는 기대에 개인 투자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국내 증시에 이어 해외주식 투자도 급증하면서 일평균 신규계좌 개설수도 빠르게 늘었다.

주가지수 흐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투자자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비대면 신규고객 수가 1분기에 15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일년 동안 몰린 비대면 고객 수 17만명의 88%를 1분기에 달성했다.

키움증권의 일평균 신규계좌 개설 수는 1분기 중 8천999건이었고 이중 비대면 비중이 93%에 달했다.

따라서 비대면 신규 계좌 개설에 나선 개인 투자자 중 상당수가 해외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외주식 반등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은 그리 장밋빛은 아니다.

미국이 경제활동의 부분 정상화를 모색하고 코로나19의 백신 개발이 이르면 내년 초에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미·중 갈등의 불씨가 가시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완전히 잡혔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는 조심스러운 형국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의 홍콩보안법 통과가 미·중 갈등의 티핑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있고, 방역이 충분하지 않은 선진국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될 경우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고 꼽았다.

이 연구원은 또 선진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전제하에 우리나라 수출의 월간 400억달러 복귀 시점은 7~8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경제활동 부분 재개에 나서고,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기대보다 불안이 점증한다"며 "이번 주 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 통과 및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반발에 주목하며, 경제지표는 미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 건수를 관심 있게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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