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일정에 차질을 빚은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현장 공기 지연이나 자재 투입 관련 충당금 200억원을 1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충당금의 영향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8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각 기업이 채권에 대해 앞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예상되는 금액을 추산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한 금액이다.

현대건설 역시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유가폭락으로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잔여 공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1분기 63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판매관리비에 포함했다.

충당금의 영향으로 판관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p) 증가한 6.6%를 나타냈다.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천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다.

특히, 2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일부와 해외 사업장의 매출 둔화 및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말부터 지난 8일까지 UAE 석유 플랜트 건설 공사 현장 3곳에서 자사 소속 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총 7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인 피해가 집계되거나 그에 따른 공기 기연 피해 등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사태 진정을 위해 UAE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환자 발생의 영향으로 공사 진행이 더딘 사업장이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 고덕 반도체 2기 증설 공사장 현장에서 근무하는 삼성물산 소속 직원 한 명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현장에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협력업체 직원까지 2만여명이 일하는 곳으로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시장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지만, 건설사 관계자들은 실적 악화 전망에는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공기 중단 등의 사항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건설사별로 회계 기준이 다른 만큼 충당금의 2분기 실적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2분기 해외 사업의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사들이 과거 해외 사업 부실을 경험한 만큼 대비를 잘하고 있어 큰 폭의 실적 악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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