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고채 수익률곡선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에 급격히 가팔라지면서 채권투자자의 기존 커브 플래트닝 포지션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일찍부터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단기물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급락한 이후에 장기물 금리가 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수익률곡선은 평탄화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다만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금주 목요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라는 굵직한 이벤트 재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직매입 기대가 엇갈리고 있어 향후 커브 전망에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25일 연합인포맥스 장내국채 현재가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 3년과 10년물 스프레드는 2.3bp 높은 50.9bp를 기록했다.

해당일(지난 22일) 장단기 금리차는 한때 46.7bp까지 좁혀지면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언론을 통해 3차 추경 규모가 40조 원대로 증액하는 방안의 논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에 스프레드는 최고 52.1bp까지 급격하게 벌어졌다. 이는 장중 저점과 대비해 5.4bp 수준이다.



<지난 22일 장내 국고채 3년물(검)과 10년물(적) 금리 및 스프레드 일중 추이>



이처럼 3차 추경 등 국채 공급 부담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당분간 커브 스티프닝 베팅이 더 유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장기물은 국고 20년물 입찰 등 약세 요인이 있는 데 반해 단기물은 국고 3년을 포함한 5년 이하 구간에서는 신저점을 경신하는 등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커브가 가장 큰 화두일 텐데 굳이 공급 리스크가 더 큰 장기물보다는 추가 하락 룸이 있는 단기물이 편하다"며 "국고 3년물 금리가 0.7%대에서 저항이 있거나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지금 종가 수준은 5월 금통위에서 동결을 확인하고 매수하려는 쪽은 초조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이상 구간에서는 엔드 유저(end-user) 수요가 있어야 하는데 레벨이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커브 플래트닝 포지션을 지지하는 입장도 이에 못지않게 제기됐다.

여전히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한 점과 비교해 추경 등으로 인한 물량 부담에 한은의 국고채 매입 정책은 비교적 기정사실화된 측면이 있어 커브 플래트닝 포지션을 지지한다는 설명이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공급 충격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한은은 국채 매입과 관련 세부사항을 두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커브 플래트닝 흐름이 대세였다 보니 (전일) 커브가 4bp가량 가팔라지면서 일부 손절 물량이 나오는 등 손실이 컸다"며 "통화정책 기대감이 크고 국고 10년물 입찰 옵션 물량으로 증권 선물 매도세가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생각보다 많은 추경 예상 물량 소식이 전해지면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났지만, 불확실한 추경 물량보다는 확실히 나올 매입 정책에 더 눈이 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5월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플래트닝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입찰이나 추가 언와인딩 가능성을 고려하면 플래트닝을 지키기보다는 장기물 롱 쪽으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의 국채 매입 정책의 발표 시기가 관건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국채 매입 기대감과 관련한 시그널을 줄지 여부가 관건이다"며 "(이주열 총재는) 추경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의 교란이 발생했을 때 매입하겠다는 의미로 한은이 먼저 나서서 매입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장기물 금리는) 물량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으로 내려왔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