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미·중 갈등 불똥 튄 원화 환율
[데스크 칼럼] 미·중 갈등 불똥 튄 원화 환율
  • 이종혁 기자
  • 승인 2020.05.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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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위안화와 원화 환율이 심상찮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다시 불안해질 기미를 보이는 탓이다.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들고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33개 기업을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올해 초 1단계 무역 합의로 봉합되던 양국의 싸움이 재점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래된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의 재확대는 상당히 성가신 일이 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팬데믹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전년보다 3% 역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2008~2009년의 금융위기 때보다 안 좋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이 계속 빠져나오는 신흥국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달러 강세의 장기화는 경상수지 구조와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나라에 흉기나 마찬가지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아홉 번째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 때문에 전 세계 외환시장은 달러 강세라는 뇌관이 어디서 또 폭발할지 계속 비상 상황이다.



특히 중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양회 기간에 나타난 위안화의 약세는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안 좋은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2015년 8월 중국은 전격적인 위안화 약세를 단행했고, 당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6.1위안에서 2017년 6.9위안까지 떨어졌다. 이 시기 원화 가치도 달러당 1,080원대에서 1,240원 수준까지 급락했다. 요즘 국내 증시에서 간간이 순매수로 전환하기도 하지만, 올해 들어 누적으로 25조원어치나 내다 판 외국인이 가장 주시하는 것도 원화 환율 안정일 수밖에 없다.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11월 재선을 목표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이 선거용이어서 실제 말로 그칠 여지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달러 강세의 지속은 보잉 등 미국 제조업체를 힘들게 해 일자리 창출을 막는 걸림돌이 된다. 이는 앞으로 양질 일자리가 필요한 미 경기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진 중인 제로금리와 막대한 통화 완화 규모도 구조적으로 현재 달러 가치를 지탱할 요인이 아니다. 4월 미국의 광의 통화(M2)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에 육박한다. 무엇보다 향후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현실화하더라도 경제 봉쇄가 이전처럼 엄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비치고 있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로 떠받쳐지는 지금의 달러 강세 정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달이 차면 기울듯이 금융시장이나 환율도 등락을 반복한다. 현재 고삐가 풀린 유동성 덕분에 오르는 증시가 뒤처진 실물 경제를 결국 외면할 수 없듯이 환율도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결론이다. 미·중 갈등으로 원화가 위안화와 동조 현상을 보이는 요즘일수록 결국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경제 기초 여건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 선행지수를 보면 코로나19 충격을 먼저 받았던 중국과 한국이 상승 전환하면서 주요국에서 가장 빠른 정상화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훌륭히 해낸 결과가 우리 경제의 빠르고 차별화된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기대가 형성된다면 원화 환율 안정이라는 숙제도 풀릴 것이다. (자본시장·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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