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압승'으로 일단락됐던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반도건설의 추가 공세에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이날 1천억원가량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2%포인트(p)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타법인의 주식매매동향을 보면 특정 투자자가 이날에만 한진칼 주식 122만주가량을 매수했는데 이 투자자는 반도건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진칼 종가가 9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동안 1천억원 이상을 투입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건설이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통해 3자 주주연합 측도 지분율을 45% 근처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총 42.75%다.

KCGI가 가장 많은 19.36%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반도건설이 16.90%, 조 전 부사장이 6.49%를 갖고 있다.

이날 추가로 매입한 지분을 고려하면 반도건설은 19%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44%를 넘겨 4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확대된 셈이다.

3자 주주연합이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은 마지막으로 지분을 샀던 지난 3월 말 이후 2개월만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주주총회 표 대결에 들어오는 지분을 고려하면 전체의 45% 이상만 확보하면 과반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며 "3자 주주연합 측도 향후 주총에서는 의결권 제한 이슈 등도 사라져 승산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5%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금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반도건설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반도건설이 KCGI의 지분율을 소폭 하회하는 19% 초반까지 지분 매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조원태 회장 측이 보유한 우호지분은 총 41.15% 정도다.

이는 조원태 회장(6.52%)과 이명희 고문(5.31%), 조현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이 보유한 지분 22.45%에 더해, 대한항공 사우회 및 자가보험(3.8%)과 델타항공(14.9%)을 합산한 수치다.

한 때 지분율을 2% 수준까지 끌어올렸던 카카오의 경우 현재 지분을 전량 매각한 상황이다.

한일시멘트와 GS칼텍스도 0.6% 수준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분쟁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 또한 추가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도건설이 지분 매입에 속도를 내면서 한진칼 주가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된 상태다.

전날 종가가 7만8천800원이었던 한진칼 주가는 이날 장 중 한 때 9만7천500원까지 뛰었다가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9만원으로 마감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전날 한진칼이 대한항공 신주를 담보로 제공하며 채권단 지원 절차에 속도가 불은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할 예정인 대한항공 신주 전량(약 3천억원)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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