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포스코가 다음달로 예정했던 광양 3고로 재가동을 연기한다.

고로의 개보수 작업은 무사히 완료했지만 원료가격 상승과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이 겹친 철강시황 악화가 걸림돌이 됐다.

이미 포스코가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체계를 탄력적으로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길면 3분기까지 감산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포스코 관계자는 다음달로 예정했던 광양 3고로 재가동에 여부에 대해 "광양 3고로 가동시점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며 재가동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2일 개보수작업에 들어간 광양3고로는 이달 28일 작업을 완료하고 다음달부터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4천억원을 들인 이번 개보수 작업을 통해 광양 3고로는 내용적 4천600㎥에서 5천500㎥의 초대형 고로로 탈바꿈한다.

포스코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개보수 작업 후 재가동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악화한 철강시황이 변수가 됐다.

여기에 중국 철강사들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조업을 재개한 탓에 원료가격까지 상승해 원료가격 상승과 판매부진이라는 이중고를 짊어지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t당 98.5달러로 작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DCE철광석 선물가격도 t당 101.4달러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철광석 주요 산지인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며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도 고로 휴지(뱅킹) 또는 폐쇄에 나서는 등 감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유럽 25개 철강사의 55개 생산시설이 감산 또는 가동중단에 들어갔고 미국은 12개 철강사 28개 생산시설이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은 일본제철과 JFE 등 6기의 고로가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포스코도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감산 여부에 대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양3고로 재가동 연기도 이런 탄력적 대응의 일환인데 철강시황 회복시점을 고려할 때 3분기까지 재가동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달 15일 열렸던 '철강산업 위기극복 및 경쟁력 강화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심스럽긴 하지만 3분기 정도 회복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 3고로 화입 시기가 조정된다면, 타 철강사처럼 가동 중인 설비를 인위적으로 중지하는 것이 아닌 기존 합리화 수리 중인 설비의 가동 시점을 연기하는 것이다"며 "인위적인 생산량 조정에 따른 조업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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