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정치권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수급 부담으로 인한 약세를 즉각 반영하던 서울 채권시장에 학습효과가 생기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증액을 둘러싼 뉴스에 지나치게 휘둘렸다가 다시 가격을 회복하는 패턴이 반복된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추경에 관한 뉘앙스가 서로 다른 발언이 전해지면서 혼란을 가중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채선물은 지난 3거래일(22~26일) 동안 3차 추경을 둘러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장중에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국고채 공급량 부담으로 국채선물이 큰 폭으로 급락했지만, 한국은행을 향한 국채 매입 기대감과 대기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낙폭을 되돌린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2일, 25일, 26일 3년과 10년 국채선물 틱 차트>



지난 22일 일부 언론을 통해 당·정·청이 3차 추경 규모를 최소 40조 원대로 대폭 확대키로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강한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다만 국채선물은 빠르게 반등해 그다음 거래일(25일)에는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이 기간에 3년 선물과 10년 선물은 각각 저점 대비 20틱과 75틱 반등해 마감했다.

지난 25일 국가재정전략회의와 26일 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 인사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고 과감한 3차 추경 편성안을 당부하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지만, 추가 약세 재료로 작용하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정치권에서 추경 발언을 한 번 할 때마다 장이 쭉 빠졌다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추경 이슈에는) 학습효과가 있어 외국인 매도가 장중 방향성을 잡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여당에서 3차 추경 언급이 있었는데 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추경 관련한 영향이 있었다면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에 열린 국고채 전문딜러(PD) 간담회에서 나온 당국의 입장과 그 이후에 나온 정치권의 추경 발언이 미묘하게 다른 톤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변동 폭이 컸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PD 간담회에서는 추경 관련 적자국채 발행이 기존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수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있었다"며 "그 직후에 여당에서 추경 발언이 나오면서 장이 크게 밀리는 등 예상과 달라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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