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장순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이 계열사들에 일감을 몰아준 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천만원을 부과하기로 27일 결정했다.

공정위는 당초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에 박현주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 내용을 담았으나, 전원 회의(법원 1심 격)를 거치면서 이 내용을 삭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사 11곳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 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에서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과 행사나 연수, 광고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는 등 일감을 몰아줬다.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가 일정 지분 이상 보유한 계열사와 거래하는 경우 거래상대방 선정 과정에서 사업능력, 가격, 거래조건 등에 대한 객관적 고려 등 적정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거래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대한 객관적, 합리적 비교 없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 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를 원칙으로 세우거나 사실상 강제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 등을 할 때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 이용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다른 골프장, 호텔 사용을 제한했다.

여기에 미래에셋 컨설팅은 골프장 바우처를 발행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에 배정했고 호텔 선불카드, 바우처를 주요 3사에 할당했다.

또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행사·연수 때도 블루마운틴CC, 포시즌스호텔 이용을 따라야 할 원칙으로 받아들이고 실제 이곳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캐피탈의 개입 하에 계열사들이 아닌 판매자인 미래에셋 컨설팅의 수익 증대를 위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 계열사들에 전달·실시됐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를 임차 운영한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7월 31일까지 계열사들이 블루마운틴CC와 거래한 규모는 총 297억원이며 포시즌스호텔과의 거래 규모는 2015년 10월 1일~2017년 12월 31일 사이 133억원에 달한다.

합계액은 430억원은 블루마운틴CC 및 포시즌스호텔 해당 기간 전체 매출액의 23.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일감 몰아주기로 골프장 사업이 안정화되고 주력 사업인 호텔사업의 성장기반이 마련됐다.

블루마운틴CC의 경우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있음에도 일감 몰아주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6년도 약 72%에 달하는 계열사 매출 덕에 2013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고 포시즌스호텔의 경우도 적자 폭이 현저히 감소했다.

공정위는 "거래상대방을 정할 때 합리적 검토 없이 무조건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법 위반 사항임을 분명히 했다"며 "대기업집단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위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가 예방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일감 나눠주기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의 정도가 명백해야 고발할 수 있다"며 "일감을 몰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거래를 창조한 것이 아니고 내부거래 비율도 낮아 위반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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