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오는 7월부터 예정대로 감산 규모를 축소하기를 원한다는 소식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54달러(4.5%) 하락한 32.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과 미·중 갈등, 각국의 경제 활동 재개 상황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가 오는 7월부터 예정대로 감산 규모를 줄이기를 원한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가 나온 점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는 5~6월 하루평균 970만 배럴 산유량을 줄이고,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는 770만 배럴로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산유국들이 하루 평균 970만 배럴 감산을 7월 이후에도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란 소식이 꾸준히 나왔었다.

산유국들의 공격적인 감산은 그동안 유가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이었던 만큼 우려가 부상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유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이는 미국이 그동안 홍콩에 부여했던 경제 및 무역 등에서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홍콩에 중국 본토에 부과하는 것과 같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홍콩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 충돌이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아니라 홍콩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의 조치는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가 속속 완화되고 있는 점은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식당 예약 실적이 반등하는 등 경제 활동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경기순환주 위주로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관련 민감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OPEC+는 다음 달 10일 화상으로 회동할 예정이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수석 원자재 연구원은 "일부 산유국들은 감산을 연장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코멘트를 볼 때 그런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가장 회의적인 산유국도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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