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줄 지 주목된다.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의 강력한 정책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인하는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을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동되지만 부동산 추가 규제와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하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10주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주택 가격의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비규제지역 주택과 함께 실수요 중심의 분양시장 주택은 활기를 띌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집을 두 채만 갖고 있어도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출 규제가 촘촘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투자 수요를 촉발할 가능성은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며 "수도권에 포진한 실수요자들이 내집마련 시기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는 등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어 이러한 보합세가 굳어질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4구 아파트값은 0.10% 하락하며 8주 만에 가장 작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절세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하락세를 멈추거나 호가가 뛰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서 부동산 가격이 재반등하거나 거래 심리가 폭발하긴 어렵지만 최근 지표상으로 서울 규제대상 핵심지역, 고가 시장 낙폭이 진정되고 있어 금리까지 낮아진다면 가격 하락 방어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집값 조정이 멈추거나 비규제지역 집값이 오를 수 있다"며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집값이 폭발적으로 오르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계기로 규제가 없는 지역 주택을 사던 데서 상품군을 바꾸는 방식으로 투자처를 물색할 수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주택담보대출(LTV)을 80%까지 받을 수 있는 등 규제가 덜하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임대료만으로 가치가 평가되는 구분상가는 금리인하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은퇴자들의 관심이 많은 꼬마빌딩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대출이 가능하고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분양시장으로의 관심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분양한 서울 동작구 '흑설리버파크자이'의 경우 올해 민간 분양에서 최다 청약 접수 건수를 기록한 데 이어 당첨자 가운데 청약 가점 만점자(84)가 나오는 등 서울 내 대부분 분양단지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규정 위원은 "분양시장은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 관심이 높은 상황인데 집단대출 부담까지 덜 수 있으므로 신규 분양 흥행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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