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에 표시 없이 공급 여의치 않은 성분 대체 허용

자판기 칼로리 표시 생략도 일시 허용..FDA "식품 안전 조건"

NGO "자칫 영구화 걱정..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식품 알레르기 가진 3천200만명 미국인은 어쩌란 말이냐"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미 식품의약처(FDA)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우려 때문에 식품 성분 규정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처를 해 이것이 식품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 경제 금융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8일 전한 바로는 FDA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공보를 통해 식품에 들어가는 성분 가운데 공급난으로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핵심이 아닐 경우 다른 성분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이런 사실을 상표에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FDA는 이 조치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우려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표에 고지되지 않는 성분 교체가 해당 성분의 중요성을 저해하거나 소비자 건강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FDA가 이런 식으로 식품 제조 규정을 완화한 것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후 5번째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식품 안전 NGO 등은 즉각 우려를 제기했다.

'공공이익과학센터(CSPI)' 관계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지금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정책에 유연성을 주는 데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자칫 영구적으로 적용되지 말란 법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식품 알레르기 문제를 다루는 기구인 스낵세이프티 대표는 블로그 글에서 "식품 성분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미국인이 약 3천200만 명에 달한다"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의미 있게 지적했다.

그는 "FDA 조치에 많은 함정이 있음을 걱정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또 식품 기원을 역추적하는 일도 여의치 않을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FDA는 이와 함께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칼로리 정보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표시하지 않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미자판기협회를 인용해 미국 내 자판기가 400여 만대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시장 규모는 약 250억 달러로 평가됐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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