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올해 초 중국을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회사채 디폴트가 전년대비 깜짝 감소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이후에 문제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는 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줄어들었다.

디폴트 채권의 규모는 640억위안(약 11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40%는 베이징대학 산하 국유기업인 팡정기업의 몫이다.

업체는 올해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360억위안 규모의 채권을 디폴트했다.

민간업체의 디폴트 규모는 23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46%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미친 충격을 고려하면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지 않은 것은 예상 밖의 일이다.

많은 기업들의 1분기 순익이 급감함에 따라 부채 상환에도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대로 디폴트는 많이 늘어나지 않았고 대신 부채 상환을 위한 채권발행이 대폭 증가했다.

컨설팅업체 가베칼의 장샤오시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지 않았음에도 이런 상황이 나타났다"면서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 회사채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던 터라 이는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디폴트는 늘어나고 있었으며 민간기업의 (무위험 국채 대비 리스크 프리미엄)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중국에서 채권 디폴트가 나오는 대부분의 이유는 파산보다는 유동성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 디폴트가 늘었던 것은 경제 부진 때문이 아니라 금융규제가 빡빡한 탓이었다"면서 "대규모 디폴트 행진을 막고자 당국이 회사채 자금조달 규칙을 크게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2월초 회사채 차환을 위한 채권 발행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채권 신규발행 규제 완화에다 공식적인 디폴트를 막고자 채권상환 연기를 용인하는 관용정책도 확대했다. 올해 13건의 채권 상환이 연기됐다.

다른 기업들은 과거 발행한 채권을 더 높은 금리의 신규 채권과 바꿔주는 채권스와프를 통해 디폴트를 피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통상적인 일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조치가 기업들의 어려움을 단기적으로 도와주는 것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아이반청 헤드는 "디폴트 감소는 올해 초 이후 역내 시장에서 신용이 완화된 덕분이다. 시장의 이같은 풍부한 유동성은 채권 차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하반기를 살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단기 채권으로 차환했기 때문이다"라면서 "기업들이 주로 6개월에서 9개월의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 디폴트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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