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 리라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터키 중앙은행이 현지 은행들로부터 외화를 차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앙은행은 지난 4월에만 통화 스와프를 통해 50억달러 이상을 은행들로부터 차입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통화 스와프를 통한 단기 차입은 296억달러에서 355억달러로 증가했다.

중앙은행의 공식 외환보유액은 863억달러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통화스와프 규모가 외환보유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실제 외환보유액은 더 적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보뱅크의 피오트르 메이티스 신흥시장 전략가는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의심해왔던 것이 공식 확인된 것"이라며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을 보충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이용해 역내 은행들로부터 달러를 차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라화 가치는 이날 달러화에 0.6% 하락해 6.81리라를 기록했다.

리라화는 4월에도 크게 하락했으며 이달 초에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는 이달 초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자 외국계 은행 3곳에 대해 리라화 거래를 일시 금지했다. 이후 카타르와 통화스와프 라인을 체결하면서 리라화의 하락세는 다소 완화됐다.

터키는 대규모 경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코로나로 인해 관광 수요가 크게 타격을 받고, 신흥시장에 대한 자본 유출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나페즈 주크 연구원은" 터키 사람들은 경제의 바로미터로 리라화를 본다"고 말했다.

터키 역내 은행들은 대규모의 외화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들이 리라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와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리라화로 자금을 예치하길 꺼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중앙은행에 일정 규모의 달러를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해야 하며 중앙은행은 외환시장에서 리라화 가치를 떠받칠 때 이 달러를 차입한다.

메이티스는 "문제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달러를 갑자기 인출해 이를 해외로 보낼지 여부"라며 "이는 중앙은행에 중요한 경고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추정에 따르면 터키가 내년까지 부채와 경상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대외 차입 수요는 국내총생산(GDP)의 25%로 신흥시장 중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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