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 수요부진과 수출감소로 국내 평균가동률 둔화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경제지표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의 예상보다 더욱 나빠지고 있는 광공업생산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쇼크'를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광공업생산은 103.9(2015년 100 기준)로 지난달보다 6.0%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지난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이는 제조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제조업 생산은 이 기간 6.4% 감소했는데 역시 1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주요국의 봉쇄로 수출이 급감(-25.1%)하며 자동차ㆍ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생산(-15.6%)도 11년 4개월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자동차(-13.4%)와 전자부품(-14.3%)도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나타내며 광공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정책점검 회의에서 "4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면서 "서비스업에서 시작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지표에서도 국내 제조업 위기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사실상 경제활동이 멈추고, 이에 따라 수출이 둔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도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16.6%)와 반도체(-12.6%)의 부진으로 7.2%의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역시 11년 4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6%로 5.7%포인트 하락했는데, 역시 2008년 12월(-7.2%포인트)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68.6%라는 숫자는 2009년 2월(6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공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만큼 굴러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라 재고율(재고/출하)도 119.1%로 8.1%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 가운데 동행지수는 1998년 3월(-2.0포인트)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치로 급락했다.

안형준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22년 1개월 만에 낙폭이 큰데, 그만큼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우리 경제가 많이 위축돼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5월에도 수출은 좋지 않기 때문에 광공업 생산은 나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위축이 심화한 것이어서 국내 제조업에 도움을 줄 만한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5월 수출은 1~20일 기준으로 203달러로 1년 전보다 20.3% 급감했다.

품목으로 보면 무선통신기기(-11.2%)와 승용차(-58.6%), 석유제품(-68.6%)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코로나19 팬더믹은 일시적 경제 활동 중단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5월부터는 낙폭이 다소 축소되겠지만 회복 속도는 상당히 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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