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외화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는 향후 5년간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의 외화 수요가 발생해 외환(FX) 시장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 2분기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선도환 매매로 해외투자 자금을 조달하면 현물환 시장 부담이 덜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2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021~2025년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서 2025년 해외투자 비중을 55%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위는 지난해 '2020~2024년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을 발표하면서 2024년 해외투자 비중을 50% 수준까지 확대한다고 했다.

해외자산 비중이 2018년 30.1%에서 2025년 55%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기금 안정성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시 환헤지를 하지 않아 해외자산이 증가할수록 외화수요도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해외투자로 향후 5년간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의 외화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올해 말 국민연금 해외자산은 주식 177조1천억원, 채권 43조7천억원, 대체 72조원이다. 총 292조8천억원이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규모를 국내외로 나눠 밝히지 않는다. 해외 대체투자는 대체투자의 70%라고 추정했다.

2021년 말 국민연금 해외자산은 주식 213조2천억원, 채권 59조4천억원, 대체 78조6천억원이다. 총 351조2천억원이다.

해외자산이 2020년 말 292조8천억원에서 2021년 말 351조2천억원으로 58조4천억원 증가한다.

향후 5년간 국민연금 목표수익률이 5.2%인 점을 고려하면 운용수익은 15조2천억원이다. 해외자산 증가분 58조4천억원에서 운용수익을 빼면 43조2천억원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초부터 이달 26일까지 평균환율 1,205원을 적용하면 약 359억 달러가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실제 운용수익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국민연금 해외투자로 향후 5년간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의 외화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최근 수출부진으로 무역흑자 기조가 흔들린 가운데 국민연금 외화수요가 커지고 있어 타이트한 외환수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 2분기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선도환 매매로 해외투자 자금을 조달하면 현물환 시장 충격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4월 제4차 기금운용위원회가 끝난 후 '코로나19 위기대응 현황 및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올 2분기 해외투자 집행 전 수일에 걸쳐 '집행일을 만기로 하는 선도환'을 매수해 해외투자 금액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선물환을 매수하면 국민연금과 거래한 은행은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현물환을 매수한다. 또 현금흐름을 맞추기 위해 은행은 FX 스와프시장에서 셀앤드바이 포지션을 취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선도환 매매로 외화를 조달하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해외투자 자금 전액을 현물환시장에서 조달하는 것보다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2분기 이후에도 선도환 매매로 해외투자 자금을 조달할지에 대해 국민연금은 "비공개 사안"이라고 답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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