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의 긴장감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최근 역외 위안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위안화와 높은 연동성을 보이는 원화의 약세 압력이 매우 거세질 수 있어서다.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전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보안법을 강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 문제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홍콩 보안법 가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미국의 반응이 달러-원 환율 향방에 트리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보안법이 일국양제 원칙을 약화할 위험이 있는 만큼 거대 국제 정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금융시장의 '테일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홍콩 보안법 강행과 관련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강한 우려를 이미 표현한 상태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홍콩을 둘러싼 문제는 심각해 보인다"며 "미·중 갈등을 시장이 어느 정도 해묵은 재료로 파악하고 있긴 하지만, 일국양제 이슈는 매우 큰 이슈고 국제 정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또 홍콩은 금융 시스템이 집중된 금융허브이기 때문에 홍콩 보안법이 강행되고 홍콩 시민의 자유가 본토 수준의 제한을 받게 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통상 정치적 이슈로 환율이 튀어 오르면 다시 돌아오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책임 떠넘기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이 문제는 환율에 오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조사를 명목으로 중국에 대한 전 세계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원화 가치나 원화 자산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외환딜러들은 포지션 설정에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홍콩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포지션 잡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며 "다들 약간의 보험성 롱을 들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홍콩 보안법 통과 자체는 예상됐던 일인데, 이제 미국의 반응과 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곧 중요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시장은 쉽게 숏으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고강도의 중국 제재를 내놓고 중국도 이에 맞대응하며 양국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가늠하기도 어려워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갈등이 점점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1,245~1,250원 선의 기술적 저항선을 상향 돌파할 경우 1,300원에 육박하며 치솟은 전고점까지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홍콩 이슈로) 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을지, 혼돈의 문이 열릴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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