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한국은행 단순매입 규모와 시기와 규모를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을 통해 한은이 액션에 나설 수 있는 요소로 장기물 금리 상승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꼽았다.

확장재정 편성으로 재정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하는 것은 단순매입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단순매입과 관련해 "장기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국고채 매입 확대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채 매입 규모는 금융시장의 상황, 국고채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발언에 따르면 한은 단순매입 조건은 크게 금리 수준과 수급 상황으로 나눌 수 있다.

전일 국고채 10년물은 0.3bp 상승한 1.343%에 고시됐다. 종가 기준으로는 소폭 약세에 불과했지만, 시장참가자들이 체감한 약세 폭은 매우 컸다.

채권시장은 지난달 금통위 직후 단순매입 공고가 나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달 금통위에서도 단순매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가면서 국고채 10년물 지표물은 장중 14bp 움직이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정책당국이 느낀 변동성은 채권시장과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성이 커졌지만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국고채 10년물은 한 달여 동안 26bp 하락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소화되는 점도 한은 단순매입의 고려 요인이다.

3차 추경 규모가 40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채권시장의 심리적 부담이 크지만, 추경 규모는 현실화 화지 않았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고, 6월 국고채 발행계획이 13조4천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밑돈만큼 한은이 추경까지 단순매입 시간을 벌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가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 단순매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총재는 국고채를 발행시장에서 매입하는 데 반대 의견을 내면서 "재정확충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재정 건전성 신뢰가 낮아지게 된다"며 "정부 국채의 화폐화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 재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채무 얘기할 수 있지만 긴 시계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 노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단순매입에 나서려고 해도 금리가 하락 기조라 명분이 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달 발행량도 애매하게 줄어들면서 소극적으로 변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한은이 단순매입을 하겠다고 했으니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기와 규모가 관건인데 어제 이 총재 발언을 생각해보면 시장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적극적인 매입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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