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우리나라 경기의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와 실물을 반영하는 지표가 괴리를 보이면서 향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소비자심리지수(C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은 개선됐지만, 광공업생산, 수출 등 실물 경기 지표는 위축세를 이어갔다.

설문을 통해 경기 심리를 측정하는 소프트데이터와 달리 생산, 수출 등 실물 경제를 반영하는 하드데이터는 부진한 셈이다.

5월 CCSI는 전월 대비 6.8포인트 오른 77.6을 나타내 4개월 만에 개선됐고, BSI 역시 53으로 2포인트 상승했다. BSI는 지난 4월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반해 하드데이터는 부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20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3% 감소했다. 수출은 4월에 이어 20%대 감소율을 이어갔다.

4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6.0% 감소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제조업 가동률은 68.6%로 11년 2개월 만에 최저다.

소매판매는 5.3% 증가했지만, 내수를 주로 반영하는 지표인 만큼 경기 판단에는 수출과 생산 지표의 악화에 더 무게가 쏠린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하드데이터가 소프트데이터를 많이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라며 "선진국의 수요가 부진하면 제조업체의 빠른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에 발표되는 5월 (실물)지표가 최악의 국면이 될 것"이라며 "이 지표들이 바닥을 다지면 경기 저점 인식이나 경기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하드데이터의 개선은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전일 경제 전망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후 성장률이 3분기에 0% 내외를 나타낸 뒤 점차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전일 기준금리를 25bp 내린 것도 2분기가 경기 바닥이라는 판단에 근거한 면이 없지 않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가 열리는 7월은 이미 3분기로, 이때 경기가 반등하는 상황이라면 금리 인하의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7월이 아닌 5월에 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 19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서 경제성장률이 거의 0% 근처로까지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크게 낮아지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이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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