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위안화 흐름에 연동하는 달러-원 환율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29일 홍남기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달러-원 변동성이 위안화에 연동되는 데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은 우리의 경기 부진이라든지 또 외환시장의 수급 상황이 반영된 게 아니다"며 "가장 큰 요인은 미·중 간 긴장 고조가 이뤄진 데 따른 위안화 변동성이라고 일차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펀더멘털과 괴리된 달러-원 환율의 위안화 동조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며 "앞으로 어떠한 투기적 거래나 환율의 일방향 쏠림현상이 과도하게 확대된다면 여러 가지 단호한 시장안정조치를 작동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 들어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위안화 동조 경향이 심화했다.

지난 25일에는 미·중 갈등 속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환율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고시하면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을 끌어올리자, 달러-원 환율도 큰 폭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44.30원을 터치하며 1,240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달러-위안 환율이 7.13위안대까지 미끄러지면서 26일에는 달러-원이 9.90원 하락하는 등 10원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proxy) 통화로 여겨지면서 원화에 대한 롱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되는 부분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당국이 변동성에 대비한 선제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요즘 들어 비드(달러 매수)가 계속 좋다 보니 당국에서 원론적인 발언을 하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 국내 코로나 확진자도 늘고 미·중 분쟁 이슈도 심화하면서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도 발언 이후 당국 개입 경계 때문인지 오퍼 물량이 나오며 확실히 상승세가 눌리는 모습"이라며 "자연히 변동성도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4월 이후 잠잠하던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며 "과거 위안화 절하 시 원화가 이에 연동하면서 변동 폭이 더 컸는데, 역외에서 위안화 절하에 베팅할 때 원화를 프록시로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다음 주 미·중 갈등에 따른 국제시장 움직임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가 이에 대비해 시장 안정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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