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이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TV(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355일째 농성 중인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 합의했다.

삼성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김용희 씨의 농성 문제가 양측의 합의로 전일 최종 타결됐다"며 "김 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그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며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또 "김 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보다 겸허한 자세로 사회와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하다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사과와 명예복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해왔다.

24년 넘게 투쟁을 이어오던 김씨는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정년을 맞았을 지난해 7월 10일을 한 달 앞두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인 강남역 CCTV 철탑 위로 올라갔다.

그는 고공농성을 하는 동안 세 차례 단식 농성을 병행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간 삼성에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변화를 다짐한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23일 만에 나온 첫 성과로 평가된다.

반도체 백혈병 분쟁에 이어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함으로써 난제가 해결된 또 한 번의 선례가 됐다.

지난 3월 삼성피해자공동투쟁과 면담을 하는 등 농성 문제 해결을 촉구해 온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날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했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 위원장은 "합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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