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긴장 우려가 여전한 데다, 월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매수도 가세해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3bp 하락한 0.650%를 기록했다. 최근 3주 동안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컸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들어 1bp 정도 하락했지만, 5월에는 3.1bp 올랐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내린 0.156%에 거래됐다. 주간으로는 1.2bp, 5월에는 3bp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4bp 떨어진 1.407%를 나타냈다. 주간과 이번 달 상승폭은 3.4bp, 14.0bp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2.7bp에서 49.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이후 팽팽한 긴장 속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관련 기자회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는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약속을 어겼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홍콩의 특별지위 제거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 정부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미국은 반발했고, 앞선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중국 제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번 주 안으로 뭔가 있을 것이라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강도가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뤄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를 되돌리거나, 중국 금융기관 제재 등의 더 심각한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홍콩과의 특수 관계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미 국채시장 마감 시간이 임박해 열린 만큼, 기자회견 후반 형성된 안도감보다는 기자회견 초반 경계심에 미 국채 값은 더 영향을 받았다.

또 월말을 맞아 펀드매니저들의 리밸런싱 매수 수요도 미 국채 값을 끌어올렸다. 월말 경쟁 벤치마크 인덱스와 포트폴리오의 평균 만기를 맞추려는 펀드매니저들의 움직임 속에서 장기물 국채 매수가 유입됐다. 국채 만기는 끊임없이 돌아오는 만큼 채권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국채를 추가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만기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 경제지표도 우려를 키웠다.

경제 버팀목이던 소비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이어갔다. 4월 소비지출은 13.6% 급감해 시장 예상보다 더 줄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예비치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주요 지표들은 세계 경기 회복에 추가적인 하방 위험을 시사한다"며 "이는 현대 공급망의 탈세계화를 위한 또 다른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극도로 온화한 반응을 보일 조치를 발표했다"며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나, 중국이 내놓을지 모를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보다 결과론적으로 훨씬 더 약했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승인으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대폭 재점화됐고, 무역전쟁이 다시 시장 시야 전체로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FSM원닷컴의 콜린 로우 선임 매크로 분석가는 "무역이나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어떤 조치라도, 또 중국의 어떤 보복 조치라도 코로나19로 양국 경제가 타격을 입기 전 취해진 이전 조치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