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제재 강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약했다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은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따라 하방 압력을 받으며 저점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 방안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에 차별적이고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정책 면제를 없애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별도의 연구를 지시하고, 미국에 와 있는 중국인 대학원생에 대한 규제 방침도 발표했다. 그간 중국 편향으로 비판했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무역 합의 파기 및 양국의 극한 갈등을 우려했던 시장의 예상보다는 약한 강도의 제재안을 내놓았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수준이 강하지는 않았다면서 원화는 위험 선호 심리로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1,240원대에 근접했던 달러-원 환율이 레벨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추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 때리기'에 나설 수도 있지만, 당장은 안도감에 따른 리스크 온(위험 선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도 1,240원대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하단을 찾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일단 1,220원까지 하단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제재가 생각보다는 강력하게 나오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안도감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는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으며, 미국 시위 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의 홍콩 관련 구체적 제재 사항이 나오지 않으면서 금융시장은 안도 분위기로 돌아서는 모습"이라면서도 "미국 시위 분위기가 폭력으로 심각해지면서 미국 증시 조정 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정치 공학적인 과정으로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에 대한 제재 카드를 하나씩 꺼내고 있다"며 "올해 미국 대선이 있다는 점도 중요해서 트럼프는 계속 대중 압박 카드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또 차트상으로도 달러-원 환율은 5월 중순 이후 계속 저점이 올라가는 추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제재에도 역외 시장에서 1,230원선이 지지됐고, 최근 저점이 점점 올라오는 점을 봐서는 롱이 편하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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