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위안화에 연동되는 데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한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부총리의 발언이 위안화 약세에 기댄 지나친 롱 플레이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했다.

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지난주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은 우리의 경기 부진이라든지 또 외환시장의 수급 상황이 반영된 게 아니다"며 "가장 큰 요인은 미·중 간 긴장 고조가 이뤄진 데 따른 위안화 변동성이라고 일차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의 변동성이 위안화에 연동되는 데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며 지나친 통화 연동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부총리의 발언을 달러-위안 환율 급등에 기댄 지나친 달러-원 롱 플레이에 대한 경고 목적으로 해석했다.

또 위안화 약세에 따른 지나친 원화 약세 강도를 조절하는 영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 27일 장중 한때 7.1964위안까지 치솟으며 7.2위안에 바짝 다가갔다.

홍콩 역외 시장이 개설된 이후 역외 위안화 가치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위안 환율이 뚫리니 달러-원 환율도 위안화를 따라 롱으로 가야 한다는 심리에 대해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서울환시에서 위안화를 따라 롱으로 가야 한다는 심리가 강했는데 이 같은 시장 심리에 대한 속도 조절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부총리 발언 후 환율이 실제로 더이상 올라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 영향이 있었던 것 같고 심리적으로 시장 쏠림을 방지하려는 의도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위안화 약세에 따라 서울환시가 롱으로 쏠리는 분위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장기적으로 다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며 "(홍 부총리 발언은)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의 급등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시장의 예상보다는 약한 수준의 중국 제재를 내놓으면서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13~7.14위안대로 후퇴한 상태다.

달러-원 환율도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따라 1,230원대 아래로 레벨을 낮춘 상태다.

다만, 중국 경제 대외 의존도가 높고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및 수출 감소 등의 직격탄을 맞는 우리 경제 특성상 원화와 위안화의 연동성을 피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원화는 잠재적인 미·중 갈등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통화인 만큼 위안화 연동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며 "트럼프 제재 실망으로 이날 롱스톱 물량 등이 쏠리며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결국 레벨 회복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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