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금융과 상업 허브로서의 홍콩의 미래를 둘러싸고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지위 박탈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이 실제로 어떤 행동에 나설지 불확실성만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관세와 이동에 관한 특별지위 혜택을 미국이 거둬들인다고 해도 미국과의 직접 교역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면서 그 의미를 일축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유닛(EIU)의 존 마렛 선임 애널리스트는 "분명히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완전한 세부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비자와 이민 등 다른 부분에서는 더 세부적인 내용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소리(bark)가 실제로 물어뜯기(bite)보다 심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장관 격인 폴찬 홍콩 재정사장은 "모든 다른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도 홍콩 경제가 서비스업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특별지위를 박탈해도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되는 제품에만 관세가 부과될 것이며 이는 홍콩 제조업의 2% 미만이며 전체 수출의 0.1%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금융부문에 대해 제재를 가할지가 관심이다. 현지 미국기업들에 대한 부정적 여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체는 이 때문에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써 홍콩의 장기적인 생존능력에 대한 기존의 불안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대학교 아시아글로벌인스티튜트의 천지우 디렉터는 "미국의 결정으로 홍콩이 중국과 전 세계에 대해 지녔던 중요성이 붕괴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고, 중국 경제의 하강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가장 큰 여파"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서방 사이의 완충장치를 담당했던 홍콩이 없어지면 충돌하는 두 체제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천 디렉터는 "홍콩이 중국의 또 다른 도시가 되는 것에 불과해지면서 이런 완충 역할이 없어지면 충돌은 100% 직접적으로, 말 그대로 얼굴을 맞대고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는 중국의 발전에 해롭고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는 능력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관세보다는 미국이 중국에 적용한 수출 통제가 홍콩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펌 탕앤파트너스의 윌리엄 마샬 전문가는 '웨강아오 대만구'(Greater Bay Area) 계획에 따라 홍콩을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비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사 코파스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써 홍콩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중국기업의 역외 차입과 구매 능력을 잠재적으로 저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아웃바운드 투자의 절반가량은 홍콩을 통해 이뤄졌으며, 홍콩은 또한 중국에 대한 인바운드 투자의 최대 공급처 역할을 했다고 SCMP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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