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시중 은행들의 영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투자자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의 영구채 발행 규모는 5천696억 위안(한화 약 98조원)을 기록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는 유럽 은행들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3년간 발행한 영구채 규모 705억 9천만 유로(한화 약 96조원)를 웃돈다.

올해 중국 시중 은행의 영구채 발행 추세는 더 빨라졌다.

올해 들어 발행된 중국 은행들의 영구채는 총 2천74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배 더 늘었다.

SCMP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가 어려움을 겪자 규제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영구채 발행을 독려했으나 이에 따라 투자자 리스크가 커지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구채의 경우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에 대해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원금이 잃을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후저우 은행이 12억 위안 규모의 영구채를 4.7% 쿠폰으로 발행하면서 영구채 위험성이 주목을 받았다.

비상장 은행이자 중국 저장성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은행인 후저우 은행은 영구채 발행 이전에 은행 규제 당국과 외환 당국으로부터 자금 유용 및 일부 신고 의무 불이행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가 있는 소규모 은행이 영구채를 발행한 것이다.

피치레이팅스의 그레이스 후 중국 본토 은행 신용평가 헤드는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비상장 소형 은행들에 있어 영구채 발행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후 헤드는 "비상장 은행들은 낮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프랜차이즈나 자본력이 약할 뿐 아니라 중국 지방정부나 당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거버넌스와 관련된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도시 및 지역 은행의 경우 은행이 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편중 리스크도 있다고 덧붙였다.

SCMP는 후저우 은행 외에도 광시성의 귀린 은행, 후난성의 화롱샹장은행 등 비상장 은행으로 우선주를 발행할 자격이 없는 은행들이 영구채를 발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EY의 조프리 초이 아태지역 담당자는 "은행이 영구채 발행은 원하는 것은 세금 감면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이 담당자는 "예전에 우선주를 발행하던 은행들이 이제는 세금 감면 때문에 영구채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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