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급락 배경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외환시장 딜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제재 안도에 따른 리스크 온(위험 선호)이 트리거로 작용해 롱 포지션이 대거 처분된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미·중 갈등이 다시 증폭되면서 시장에 '보험성 롱' 포지션을 보유한 참가자들이 많았던 만큼 손절성 롱 스톱이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1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50원 급락한 1,2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240원대에 근접하며 레벨을 높였던 달러-원 환율은 1,220원대 중반까지 급격한 속도로 레벨을 낮췄다.

일간 낙폭 기준으로 지난달 3월 27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시장에 롱 포지션이 누적되어 있었던 만큼 이날 낙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증폭에 대비한 롱 포지션이 시장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가운데 갑작스러운 위험 선호 심리로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이 한 번에 롱 스톱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위험 선호 심리가 크게 힘을 받으며 국내 및 아시아 증시는 급등하며 환호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75%. 3.09% 상승 마감했고 특히 중화권 및 항셍 지수가 2~3%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달러-원 환율이) 많이 밀린 이유는 딜러들이 '보험성 롱'을 많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간 숏을 가지고 가기 힘든 장이었기 때문에 롱 포지션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런 것들이 일거에 손절이 나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리스크 온이 트리거가 됐다"며 "1,230원 선이 무너지면서 손절이 나왔고 다들 비슷한 포지션을 들고 있다 던졌다"고 설명했다.

딜러들은 1,220원대까지 하단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당장은 안도감에 따른 리스크 온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 하단은 1,220원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의 위험 선호가 워낙 강한 상태다"며 "웬만한 악재에도 시장의 위험 선호가 유지되다 보니 롱스톱으로 연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주요국의 경제 재개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달러-원 환율은 더욱 하락 탄력을 강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원은 "위험 선호 심리의 근거는 경제 재개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기대 때문이다"며 "이번 달 중앙은행 회의들이 예정됐는데, (중앙은행이) 여전히 방어막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글로벌 달러화도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이날 97선까지 하락했다.

호주달러화의 가치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7.12위안에서 거의 변동 없이 등락했다.

다만, 역외 달러-위안 환율의 레벨이 여전히 높은 만큼 달러-원 환율 상승 경계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 연구원은 "달러-위안 환율이 역내외에서 7.10위안 선을 지키고 있어 완전히 긴장을 풀 수는 없다"며 "다만,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해외 투자 등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1,220원대는 지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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