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정비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브랜드와 금융 능력을 갖춘 대형건설사들 역시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2일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 재건축 사업장 두 곳의 총회가 개최돼 포스코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시공사로 선정됐다.

우선 포스코건설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신반포21차 2개 동, 108가구 규모의 단지를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총 275가구로 재건축하는 공사로, 사업 규모는 큰 편이 아니다.

다만 강남권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인 만큼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의 수주 경쟁에 참여하며 최종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7월 예정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조합원이 입주 시까지 중도금이나 공사비 대출이자 부담이 없는 조건 등을 내걸며 사업자로 선정됐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반포 3주구 재건축 사업권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반포 3주구 조합 측에 공정률 80%에 분양하는 일반적인 후분양이 아닌 100% 준공 후 분양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준공 후 후분양은 사업비와 공사비, 이주 대책 등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 능력이 필수적이다.

삼성물산은 대형건설사 가운데 최저 수준의 부채비율과 'AA+'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없이도 'AA+' 회사채 기준금리에 25bp를 가산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공사 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해 실입주 시기를 오는 2024년 3월로 앞당겼다.

이처럼 시공사로 선정 받기 위해서는 후분양제와 해당 기간의 공사비 조달, 금융비용까지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화려한 디자인을 위한 각종 설계비용 증가도 건설사에는 비용 부담이 된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건설사의 부담이 늘어날수록 대형사 위주로 정비 시장이 개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민간 도급 수주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입지가 확보된 정비사업에서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브랜드와 금융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점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대형사의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한 것도 대형건설사 집중 현상 가능성을 높이고 이다.

대형건설사는 상대적으로 건설 경험이 많고 이에 따른 시공 능력을 인정받아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익률이 높지 않아 대형사들이 재건축 시장에 소극적인 모습이었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질수록 먹거리 확보를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재건축 시장 진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