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주요국의 경제 재개 기대감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딜러들의 포지션 고민도 깊어졌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시위 상황 등 대외 리스크 요소는 여전하지만 글로벌 리스크 온 (위험 선호) 심리가 달러-원 환율에는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일 서울환시에서 손절성 롱스톱이 대거 출현하며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롱으로 치우쳤던 포지션을 정리하고 중립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향후 방향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3.50원 급락한 1,2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7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한 것이다.

전일 장중 달러-원 환율이 1,224원대까지 급격히 레벨을 낮추자 손절성 롱스톱이 대거 몰리며 하락을 가속했다.

외환딜러들은 그간 시장 참가자들이 여러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험성 롱' 포지션을 잡고 있다가 한 번에 손절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급락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그간 미·중 이슈로 롱을 잡아 왔던 시장 참가자들의 롱스톱 물량이 쏟아졌다"며 "환율 레벨이 10원 이상 빠지니 결제 수요도 많았는데 (결제가) 무색할 정도로 롱스톱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롱을 잡았던 참가자들이 (포지션을) 대부분 털어낸 것 같다"며 "달러-원 환율이 다시 1,225원을 중심으로 한 중립 레벨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향후 포지션 설정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시위 사태와 관련된 불확실성 등 대외 불안 요소가 여전한데도 시장의 리스크 온 심리가 강해서다.

대외 요소를 고려해 아직까진 롱에 치중된 포지션을 이어간다는 의견과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홍콩 관련해서 미·중의 갈등이 언제 재점화할지 모르고, 홍콩 이슈를 무역과 연계하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중립으로 포지션을 가져갈 수도 있으나 롱을 살짝 담고 가는 것이 맞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 분쟁 재점화와 미국 시위 등 좋지 않은 뉴스가 꽤 있으나 경제 재개 기대감에 다 묻히는 듯한 분위기다"며 "외부 악재가 있어도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니 달러-원 환율은 외부적으로 상승 재료가 있어도 오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포지션이 '뉴트럴(중립)'한 상탠데, 코스피 흐름 등을 보면 달러-원 환율이 추세적으로 위로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최근 외환 당국 경계감 등으로 상단이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에 1,230~1,240원대 위쪽에서 달러-원 환율이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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