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영향에도 관심 집중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백인 경찰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미국의 유혈 폭력 시위 사태가 날로 악화되면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휘청댄 미국 경제가 봉쇄조치 해제로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시위 사태 영향으로 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최소 140개 도시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 등 40개 이상 도시에서는 통금 조치가 내려졌다.

통행금지 확대는 흑인해방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암살당한 1968년 이후 약 50년 만의 규모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혼란에도 미국 증시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5월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다우 지수는 약 4% 상승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4%, 2.4% 올랐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도시봉쇄 조치가 점차 풀리면서 경제가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중국의 홍콩 국가안보법 강행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조치가 아직 심하진 않다는 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그동안 시장은 시위 사태보다 미·중 갈등에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시위 사태의 수위가 점점 심해지는 데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대마저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및 지역 자산,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모든 주지사들에게 거리를 장악하기 위한(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충분한 수의 주방위군을 배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만약 시(市)와 주(州)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길 거부한다면 군대를 동원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시위 사태로 소매점 영업과 기업 활동이 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과 코로나19 재유행을 촉발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주요 도시의 상점들은 다시 문을 닫고 있다.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는 5월 중순부터 영업을 재개했던 일부 점포를 닫았다. 아디다스는 미국 내 모든 점포를 폐쇄했다.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수 백개의 지점을 닫았으며, 아마존닷컴은 안전 확보를 위해 일부 지역의 배송 루트를 변경했다. 대형약국 체인 CVS,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등도 매장을 일시 폐쇄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항의 시위 영향으로 지난 1일 일부 오피스 빌딩이 폐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항의 시위가 장기화하면 사무실이나 공장 재개에 신중을 기하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시장 애널리스트는 "경제 회복세가 약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 시위로 (경제의) 반등은 더욱 지연되고 강도도 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재확산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많은 항의 시위들이 약 2m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이뤄지고 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참가자의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감염이 확대되면 추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위가 코로나 (감염자)숫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미국 당국은 감염자 숫자를 통제하기 위해 애를 써왔는데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예상보다 빨리 코로나 재유행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수차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 도시마 이쓰오 도시마&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미국에서 흑인 사망 사건이 코로나19를 웃도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향후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되며, 슈퍼 화요일처럼 미네소타주 선거 결과가 흐름을 바꿀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