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올해 들어 홍콩 주식을 쓸어 담은 중국 본토 트레이더가 급증한 가운데 중국 정부 당국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매체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중 무역갈등, 시위 등으로 인해 홍콩을 떠나고 있는데 반해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중국 투자자들은 2천761억 홍콩달러(한화 약 43조 6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2017년 이후 최대다.

중국 투자자들은 대부분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대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SCMP는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하면서 지난달 홍콩 증시는 5개월 새 가장 큰 매도세가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매수 패턴이 이어지자 홍콩의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중국 정부 당국이 4조9천억 달러에 달하는 홍콩증시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22일 항셍지수는 5.6% 급락했으나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44억 홍콩달러 어치의 홍콩증시를 매수했다.

이는 약 두 달 새 최대치였다.

상하이 소재 징시 인베스트먼트의 왕 정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중국 정부 당국이 중국의 강력한 매수세에 일조했을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콩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다는 점도 본토 투자자들이 모여든 이유라고 본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홍콩 시장이 투자하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현재 예상 수익의 11.2배에 거래돼 전 세계 주요 벤치마크 지수중 가장 저평가된 지수 중 하나다.

S&P지수는 예상 수익의 24배, 유럽의 유로스톡스 50지수는 18배, 중국 CSI300 지수는 13배에 거래 중이다.

창지앙증권의 장위셩 애널리스트도 "홍콩 증시는 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고 국내 공장 재개가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장기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면서 "낮은 밸류에이션 또한 개선될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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