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뉴욕 증시가 미 전역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폭력 시위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연초부터 주가 폭락 등을 예견해온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폭동 가능성을 예견했다는 점에서 그의 다른 예견들도 사뭇 다르게 들린다.

1일(현지시간)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닷컴에 따르면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사건, 1965년 흑인 참정권 쟁취를 위한 피의 일요일 사건, 1967년 베트남 반전 시위,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1992년 LA 파동 등 과거 많은 시위 당시에도 주가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시위가 있었던 당해 연도에 S&P500지수 연간 수익률(배당 제외)은 작게는 4%에서 크게는 20%까지 올랐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립자는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도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증시는 3월 저점 대비 모두 40%가량 오른 상태다. 투자자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회복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과 미국 각주의 경제 재개 움직임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스트랫의 토마스 리 매니징 파트너는 전국적인 시위로 인해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감염률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에 시장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단기적인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많은 전문가가 V자형 회복이 아니라 U자형 회복이나 더 느린 회복에 대비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섰고, 미국 경제가 빠르게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는 전국적인 시위로 시험대에 올랐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시위나 폭력은 단순히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4천만명이 실업 상태에 놓였으며 이들이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몇 달 전에 내가 예상한 대로다. 이번 위기가 폭동과 폭력을 부를 것이라고 한 대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칼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전면적인 폭력과 시민 폭동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기존의 것보다 "더 심각한 대공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위기로 서방과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폭동 가능성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재점화로 현실이 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3월 초에는 세계 증시가 30~40%가량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 가능성을 자신하며 1973년, 1979년 오일쇼크 등으로 미국 대통령들이 재선에 실패한 경우를 제시했다.

외신들은 사태를 수습해야 할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며 오히려 시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전역의 폭력 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압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고 경제를 재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국내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을 재점화해 지지층을 결집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에 대응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하기로 한 바 있다. 무역 합의 파기라는 초강수를 들지는 않았지만, 양측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주식시장은 트럼프의 재임 기간 호황을 구가했으며, 그의 재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해왔다.

주식시장의 기대대로 이번 시위가 무시할만한 이슈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요 기간 美 주가 상승률, 출처 배런스닷컴>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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