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여부와 규모 등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있었던 1, 2차 추경에서 대규모의 국채 발행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 부담을 의식한 한은의 국고채 매입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4일 국회에 3차 추경 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이번 추경이 단일 규모로 역대 가장 클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 대책과 한국판 뉴딜, 세입 경정 등 소요 자금을 고려해 약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추경에서 재원 조달은 대부분 적자 국채 발행으로 충당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라는 카드가 소진된 만큼 향후 한은이 국채 매입에 집중할 가능성도 커졌다.

금통위 직후 이주열 한은 총재는 3차 추경 이후 금리 변동성이 커진다면 한은이 국고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매입 대상과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3차 추경 규모가 확정된 이후에야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은의 국고채 매입 상황을 고려해 이번에도 매입에 나선다면 10년물을 중심으로 10조원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은의 단순매입을 만기별로 나눠서 보면 5년물 매수가 56%로 압도적이었다"며 "이는 당시 국채시장 듀레이션이 3.8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시장 왜곡을 피하기 위해 시장 듀레이션에 대응해 채권을 매수했다"며 "현재 국채시장 듀레이션은 8.6년으로 이번 단순 매입은 10년물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도 "금융위기 당시 국고채 단순매입은 시장 듀레이션을 고려해 5년물에 집중했다"며 "이번 국고채 단순매입은 10년물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매입 규모와 관련해 "당시 한은의 국채 보유잔고가 국채시장 대비 최대 4%까지 늘어났다"며 "과거와 유사한 규모로 확대된다는 가정하에 이번 국채매입 규모는 최소 1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단순매입 비중이 가장 컸던 시기가 2006년이었다"며 "이를 적용해 보면 단순매입 가능 규모는 7조~13조원이고, 이미 매입한 3조원 차감 시 추가 여력은 최대 10조원"이라고 분석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한은이 국채시장 규모 대비 4.7%까지 보유했던 경험이 있다"며 "지난 3~4월 한은의 국채매입과 보유 국채 만기 등을 감안하면 10조원 전후의 추가매입도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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