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업 디폴트라는 두 가지 위험이 이미 지나갔다는 인상을 미 채권시장이 주기 시작했다고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2일 보도했다.

배런스는 채권시장이 뜨거워진 만큼 투자자들은 회사채를 매입하기 전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상 최고 속도의 유통업체 파산신청과 구조조정, 팬데믹으로 인한 기업의 자금흐름 경색, 대규모 실업 사태에 따른 두 자릿수대 실업률, 심각한 지방 재정 압박 등 경제적인 문제 외에 미국 전역으로 번지는 항의 시위에도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 3월 회사채 펀드에서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나타났지만, 이후 유출된 자금이 모두 복귀했고, 오히려 500억 달러가 더 추가됐다.

번스타인 전략가들은 "지난 2개월 동안 나타난 신용 포지션 매입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격언을 가장 명확하게 구연한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역사상 가장 큰 디폴트 사이클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과는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현금 유입은 몇 가지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최근 시장에 각종 회사채가 기록적인 규모로 쏟아지고 있는데도, 아마존과 같은 투자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에 비싼 가격이 책정되고, 강한 수요가 나타났다는 게 첫 번째 현상이다.

아마존은 전일 1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매각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채권시장을 두드려 3년과 40년 만기의 신규 회사채를 발행했다. 쿠폰은 0.4%와 2.7%였다. 아마존이 마지막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던 당시 40년물 회사채는 4.25%의 쿠폰을 제시했다.

앞서 4월과 5월에만 투자등급 회사채는 5천890억 달러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거의 3배 규모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행된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한다. 연준이 금리를 제로 근처로 내린 뒤 회사채 발행은 가속하고 있다.

또 다른 과열 조짐은 더 위험한 하이일드 채권시장 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정크본드는 5월에만 거의 5% 수익률을 기록했다.

리만 리비안 프리슨 어드바이저의 마티 프리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가장 낮은 등급에서 가장 큰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등급 최하위 회사채는 6%의 수익을 기록. 등급 상위권보다 양호했다. 4월에 최하위 등급 채권이 소폭 손실을 내고, 전반적인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3.8% 상승했던 것에서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미 국채수익률보다 10%포인트 높게 거래되는 부실 채권의 경우 시장을 큰 폭 웃돌았다. 5월 29일까지 거의 11%를 기록했는데, 비부실채권의 3.4%와 비교할 때 훨씬 높은 수익률이다.

프리슨 CIO는 "원유 가격 랠리가 부실화된 석유와 가스 기업들의 채권을 끌어올렸고, 일부분의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부문 채권을 제외하고 부실 채권의 평균 가격은 5월에 4.2% 올랐다. 4월에는 평균 5.5% 내렸다.

프리슨 CIO는 "5월에 투자자들은 투기등급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에서도 수익률 추구에 대한 억제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랠리로 인해 더 위험한 채권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번스타인 전략가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중앙은행의 매입을 활용한 전술 트레이딩은 효과가 있었다"며 "그러나 팬데믹 이전에도 신용의 질이 20년 만에 최악이었기 때문에 특히 전망은 끔찍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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