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전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위험 선호가 계속돼 하락했다. 경제 회복 기대에 트레이더들의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베팅은 이어지고 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상승한 0.689%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0.16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상승한 1.478%를 나타냈다. 2개월 보름 만에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0.4bp에서 52.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경제 재개로 침체에 빠졌던 전 세계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험 선호 심리 속에서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였고, 뉴욕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 인종 차별 시위가 미국 전체로 번지며 악화하고 있지만, 미 국채시장은 아직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야간 통금을 선포하고 경찰에 이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폭력 시위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은 경기 회복과 중국과의 무역 긴장 감소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트레이더들은 미국과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예상에서 장·단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벌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 금리를 오랜 기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최근 수익률 곡선은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2년과 10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52bp로 확대됐고, 수익률 곡선의 또 다른 중요 구간인 5년과 30년 스프레드도 117bp로 벌어졌다.

이런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 단기 국채보다 장기 국채 값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해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에 연준의 수익률 곡선 제어 기대도 반영됐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연준이 일본과 비슷한 일종의 수익률 목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시장이 보는데, 이런 조치를 하면 국채 매입을 통해 단기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고정해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을 이끌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은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다. 이번주 ISM 서비스 지표와 고용보고서 등을 기다리고 있다.

미즈호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몇 주 안에 새로운 기업 사이클이 상승하는 경제 회복 국면이 시작되면서 신용 스프레드는 계속 좁혀질 것"이라며"디플레이션 위험이 물러나면서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마크 카바나 미국 단기 금리 전략 대표는 "4년물 이외에 미 국채수익률은 잘 안착해 있다"며 "30년물이 매도세에 시달렸는데, 수익률곡선 제어 운운은 이런 흐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CMC 마켓의 데이비드 마덴 시장 분석가는 "정부가 봉쇄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해왔기 때문에 상황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심각한 무역 균열이 없다는 점도 위험 심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폭동과 약탈 현장을 공포 속에서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이 부분이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지 않았지만, 점차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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