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국면이 이어지며 캐피탈사에도 유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90일 이내 만기도래 차입 부채 비율에서 즉시 가용 유동성 비율이 100%를 넘는 캐피탈사는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전체 26개 캐피탈사 가운데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오케이캐피탈과 효성캐피탈이 각각 27%와 28%에 불과해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애큐온캐피탈, KB캐피탈도 각각 47%, 61%로 100%를 밑돌았다.

오릭스캐피탈(64%), 신한캐피탈(67%), NH농협캐피탈(67%), JT캐피탈(70%), 하나캐피탈(76%), 한국투자캐피탈(80%), 산은캐피탈(89%), 메리츠캐피탈(93%), JB우리캐피탈(96%) 등도 100%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가운데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는 지주사 보증을 통한 차입여건 등이 양호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지만, 이외 업체들은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지난 2월말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특히 상용차와 개인사업자 대출은 대부분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로 구성돼 상환능력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인사업자 대출 전액이 원금 유예를 신청한 것으로 가정하는 추정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와 상용차 대출을 합친 대출 비중이 영업자산의 20% 이상인 업체의 1년 이내 만기도래 자산·부채 커버리지 비율은 평균 119.3%에서 70.3%로 크게 떨어졌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과 부채의 커버리지 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부채에 대한 상환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상용차 대출을 합쳐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는 롯데오토리스(75.5%), 현대커머셜(63.8%), NH농협캐피탈(25.9%), 메리츠캐피탈(25.5%), 한국캐피탈(20.4%) 등이다.

롯데오토리스와 현대커머셜은 직접 영향을 받은 차종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실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의 급격한 부실화로 현금 회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등 여신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는 건전성 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당장에라도 대출 영업을 중단하는 캐피탈사가 나올 수 있다"며 "유동성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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