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 격화에도 경제 회복 기대가 이어지는 데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전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위험 선호가 계속돼 하락했다. 경제 회복 기대에 트레이더들의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베팅은 이어지고 있다.

달러 가치는 경제 회복 기대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 우려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 기간이 연장될 것이란 기대로 상승했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따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미국 사회의 혼선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까지 동원할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격화되는 시위로 뉴욕 등 다수의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이후 겨우 영업을 재개한 상점들이 다시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시위가 코로나19 재유행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지속해서 제기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예상보다 빠르게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이 외부 요인에 영향받지 않고 시장 규칙에 따라 미국 대두를 지속해서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일 중국 당국이 국유 기업에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의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긴장이 고조됐었다.

다만 중국의 이번 대두 구매 물량은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19.5로 반등했다. 지난 4월 사상최저치인 4.3으로 떨어졌던 데서 15.2포인트 상승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반등한 바 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7.63포인트(1.05%) 상승한 2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6.33포인트(0.59%) 상승한 9,608.3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월 하순의 장중 저점 대비해서 40% 이상 올랐다.

시장은 미국 내 인종 차별 반대 시위와 미·중 간 갈등, 경제 지표 및 각국의 부양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및 사회적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시장은 당면한 위험 요인으로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반면 봉쇄 조치 완화 이후 경제 회복 기대가 지속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의 경제 지표가 최악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점도 이런 기대를 지지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 및 유통점, 주택건설 관련 등 경제 재개 수혜 분야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각국의 추가 부양책 기대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방 은행이 시행하는 중소기업 대출의 일부를 매입하는 새로운 정책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선진국이 시행하는 양적완화(QE)와 비슷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독일에서는 정부가 약 1천억 유로 규모의 추가 부양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참모들과 추가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지만, 이날은 우려를 줄이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이 외부 요인에 영향받지 않고 시장 규칙에 따라 미국 대두를 지속해서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의 이번 대두 구매 물량은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긴장이 무역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의류 업체 갭 주가가 7.7% 급등했다. 주택 용품 판매점 로우스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끝에 2%가량 올라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에너지가 2.65%, 재료 분야가 1.76%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은 0.49% 오르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재개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위험 요인도 산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UBP의 앤서니 챈 수석 아시아 투자 전략가는 "증시가 순조로운 경제 재개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간과한 채 너무 낙관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 봉쇄 조치의 재개를 촉발할 수 있는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이 위험 요인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92% 하락한 26.8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상승한 0.689%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0.16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상승한 1.478%를 나타냈다. 2개월 보름 만에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0.4bp에서 52.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경제 재개로 침체에 빠졌던 전 세계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험 선호 심리 속에서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였고, 뉴욕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짓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반 인종 차별 시위가 미국 전체로 번지며 악화하고 있지만, 미 국채시장은 아직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미 정부는 야간 통금을 선포하고 경찰에 이어 주 방위군까지 투입해 폭력 시위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은 경기 회복과 중국과의 무역 긴장 감소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트레이더들은 미국과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예상에서 장·단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벌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 금리를 오랜 기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

이 영향으로 최근 수익률 곡선은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2년과 10년 수익률 스프레드는 52bp로 확대됐고, 수익률 곡선의 또 다른 중요 구간인 5년과 30년 스프레드도 117bp로 벌어졌다.

이런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상할 때 나타난다.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 단기 국채보다 장기 국채 값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국채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해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이 나타난다.

이런 현상에 연준의 수익률 곡선 제어 기대도 반영됐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연준이 일본과 비슷한 일종의 수익률 목표 정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시장이 보는데, 이런 조치를 하면 국채 매입을 통해 단기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고정해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을 이끌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은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었다. 이번 주 ISM 서비스 지표와 고용보고서 등을 기다리고 있다.

미즈호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몇 주 안에 새로운 기업 사이클이 상승하는 경제 회복 국면이 시작되면서 신용 스프레드는 계속 좁혀질 것"이라며"디플레이션 위험이 물러나면서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마크 카바나 미국 단기 금리 전략 대표는 "4년물 이외에 미 국채수익률은 잘 안착해 있다"며 "30년물이 매도세에 시달렸는데, 수익률 곡선 제어 운운은 이런 흐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CMC 마켓의 데이비드 마덴 시장 분석가는 "정부가 봉쇄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해왔기 때문에 상황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심각한 무역 균열이 없다는 점도 위험 심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폭동과 약탈 현장을 공포 속에서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이 부분이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지 않았지만, 점차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0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578엔보다 1.131엔(1.05%)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6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54달러보다 0.00306달러(0.27%)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37엔을 기록, 전장 119.79엔보다 1.58엔(1.3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1% 내린 97.700을 기록했다.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미·중 긴장에도 세계 경제 회복 낙관론이 뚜렷해 안전피난처로 달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과 프랑에 상승할 뿐, 달러는 대체로 내렸다.

트레이더들은 경제 정상화 기대 외에도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국채와 다른 금융자산을 계속 매입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위험 통화를 사들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4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7천500억 유로 규모의 펜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약 5천억 유로 증액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달러는 1.12달러대를 바라보며 1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매크로 전략가는 "일본은행(BOJ)과 ECB,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초부터 대차대조표를 각각 10%, 20%, 70% 늘려왔다"고 분석했다.

JFD 그룹의 차라라모스 피수로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상품 관련 통화의 강세와 안전피난처 통화의 약세는 투자자들의 위험 심리가 더 이어졌음을 시사한다"며 "각국 정부의 봉쇄 조치 완화로 투자자들은 경제 회복에 계속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D 증권의 메이즌 이사 선임 외환 전략가는 "위험시장에 들어가기에 좋은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강해진 주가 랠리 폭이 미국 밖으로 확산했고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전략가는 "달러 가치가 유로 대비 지금까지 3% 하락했는데, 리스크 프리미엄을 완전히 제거해 좁은 거래 가중 기준에서 약 10% 약해질 수 있다"며, 유로-달러가 1.1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ING의 분석가들은 "옵션시장을 보면 유로 콜옵션, 달러 풋옵션을 선호하는 등 위험 역전이 나타났다"며 "모멘텀은 달러 하락을 가리키고 투자자들은 더 강한 유로에 베팅함에 따라, 유로-달러가 올해 1.20달러로 오를 수 있으며 예상보다 더 빨리 연말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 협상 기대 속에서 파운드-달러는 1개월 만에 최고치인 1.25달러대로 올랐다.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단스케 은행의 분석가들은 "영국과 EU가 전환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7월 1일 이란 중요한 시점을 앞두고 돌파구가 있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예상을 유지했다.

경기에 민감한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달러에 모두 1% 이상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격화하는 시위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분석가는 "코로나19 규제 완화에 따른 낙관론으로 안전피난처인 달러 수요가 줄었지만, 최근 달러 약세가 오로지 리스크 온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시민 불안이 계속되면 최근의 달러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폭력 시위가 계속된다면 달러가 안전피난처로 보이기 위한 하나의 필요조건이 사라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7달러(3.9%) 상승한 36.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6일 이후 약 석 달 만에 최고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정책 관련 소식과 미·중 갈등 등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하루 970만 배럴 감산의 기간을 연장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주요 외신들은 OPEC+가 하루평균 970만 배럴 감산을 한 두 달 연장할 것이란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OPEC+가 당초 오는 9~10일 예정된 회동을 오는 4일로 앞당겨 이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OPEC+는 당초 6월 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고 7월부터는 감산 규모를 77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한 바 있다.

다만 대규모 감산 연장 기간을 두고는 전망이 소식들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9월 1일까지 연장하는 방안 합의에 인접했다고 보도했지만, 또 다른 주요 외신은 러시아 등이 한 달 연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감산 기간 관련한 확정적인 소식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재발에 대한 우려도 다소 줄었다.

중국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를 포함해 외신들은 중국이 전일에도 미국산 대두를 일정량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인 매수 수준보다 작은 규모지만, 수입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진행 중인 점도 유가의 반등을 이끄는 요인이다.

반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격화하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다수의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동되는 등 경제적 혼선도 차츰 커지는 중이다.

금융시장은 대규모 시위를 아직 긴박한 위험 요인으로 반영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기간이 단기적으로 유가의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씽크마켓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 연구원은 "970만 배럴 감산이 두 달 이상 연장될 경우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40~4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다만 한 달 연장은 실망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유가에 크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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