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이 미국 국채를 줄여나가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국채 매각을 무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양국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세계 자본 흐름을 재설계하려는 합리적 시도라기보다 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난 4월 말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당국자들은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을 묻는 방안으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에 대한 상환을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려가 커질 경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지난 3월에 80억달러어치 매각했다. 해당 기간 해외 투자자들과 중앙은행들이 매각한 미 국채 규모만 3천억달러에 달한다. 이때는 대다수 해외투자자가 달러 확보에 열을 올리던 때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800억달러로 2014년 11월 1조3천200억달러에서 2천400억달러가량이 줄어들었다.

중국은 그동안 해외 국가 중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였으나 작년 중순부터 일본보다 적게 보유해 국채 보유국 2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연초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의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겠다고 한 이후 미 국채 매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강화됐다.

그러나 도이체방크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 축소는 중국이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로 변화하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해왔으며 이를 달러화 국채로 전환해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축소하면서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도 덩달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종종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로 표시된 국채를 매각해 위안화를 사들이는 것도 국채 보유분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설명했다.

중국의 위안화는 달러 대비 7.11위안대까지 하락한 상태이며,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절하되는 것을 용인하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절하될 때는 시장에 개입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채 규모가 감소했다.

도이체방크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중국의 미 금융자산에 대한 흑자 전환용 수요 감소는 매우 점진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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