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상반기 중간배당 시행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을 실시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배당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상반기 중간배당 시행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은행권 중에서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한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이후 꾸준히 중간배당을 실시해 왔다.

중간배당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중간배당은 보통주 주당 150원에서 2016년 250원, 2017년 300원, 2018년에는 4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중간배당은 전년보다 100원 증가해 주당 500원으로 의결됐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배당금도 2014년 보통주 주당 600원에서 지난해에는 2천100원까지 훌쩍 뛰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배당수익률도 2014년 1.84%에서 지난해 5.57%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동안 하나금융의 매수 요인으로 배당 매력이 꼽혀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배당 자제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권은 지금부터라도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충당금과 내부 유보를 늘리는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 관련 위기대응 총괄회의에서도 해외 감독당국의 배당금 관련 조치를 예로 들며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 등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0월까지 유로존 19개국 은행들에 대해 2019·2020 회계연도에 대해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금지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건전성감독청(PRA) 역시 대형 은행의 현금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권고하고 나섰다.

결국, 하나금융은 중간배당 실시에 대해 신중한 고민에 들어섰다.

이승열 하나금융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지난 4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향후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지원으로 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 관리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지주사들이 배당을 자제할 수 있는 일종의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주가 대체로 올랐다고는 하지만 현재 주가 상황에서 배당을 실시한다고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중간배당을 하지 않더라도 연간 배당성향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은행권의 전체적인 배당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금융의 중간배당 실시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라며 "그러나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배당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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