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폐기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관변학자이자 정부 자문을 맡고 있는 훠장궈는 중국 정부가 수입업체에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를 사지 말라고 지시했을 것 같지 않다면서 "무역합의가 깨졌다고 시사하는 것은 무모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 산하 중국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CAITEC) 주임을 지낸 바 있는 훠는 "1단계 무역합의는 장기적 협상 절차를 통해 도달했다. 양측은 여전히 합의를 이행하고 코로나19에도 양국간 무역을 안정화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경대 국제관계학 교수이자 정부 자문인 왕지시는 관영 글로벌타임스 기고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1단계 무역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양측이 합의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봤다시피 1월15일 합의한 1단계 무역합의는 여전히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연례 업무보고에서 "중국은 미국과 공동으로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하고 합의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지난 1일에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2곳에 대두를 포함한 일부 농산물 구매를 중지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들이 이번 주 미국에서 적어도 3척 분량, 총 18만t 규모에 달하는 대두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엇갈린 보도들이 나오면서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S&P 글로벌플랫츠의 아드레이 아가피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국영기업이나 민간기업 모두 대두 구매 보도를 부인했다면서 "그러나 4척은 매우 적은 양으로 매달 사야 하는 700~800만t 가운데 18t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대두수출협회의 중국 수석대표인 장샤오핑은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현재 추진하고 있다면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브라질 정부가 같은 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대중국 대두 선적은 전년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의 의도를 둘러싼 혼란은 가중됐다.

브라질산 대두를 대규모 구매한 것을 두고는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TS롬바르드의 크리스토퍼 그란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무역합의를 소중하게 여길 이유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리서치 노트를 통해 "중국 지도부는 무역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의 맹공을 피했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이 올해 위안화 환율을 신중하게 관리한 것도 무역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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