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백인 경찰관의 흑인 살해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이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미국 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5% 상승한 2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82% 오른 3,080.82에, 나스닥은 0.59% 상승한 9,608.37에 장을 마감했다.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5일 이후 다우 지수는 5.2% 올랐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2%, 3%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9,838.37)에 근접하고 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뉴욕시에는 1일에 이어 2일에도 야간 통행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이는 지난 1943년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지자 당시 뉴욕 시장이 통금령을 내린 이후 7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다.

뉴욕 시내 곳곳에서 점포 약탈 행위가 잇따르자 이 같은 조처가 내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6일까지 이어지는 12시간의 통금 조치를 1일부터 시행했다. LA 폭동 이후 28년 만에 가장 엄격한 통금 조치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와 같은 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폭동이 단기간 내 수습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정부의 대책이 경제를 지지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과거 폭동 사례를 봤을 때 비교적 조기에 수습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가 지속하는 동안에 경제 회복이 지연되긴 하지만 원래부터 경제 활동은 정체돼 있었다며, 향후 수 일내 사태가 수습 방향으로 진행되면 경제가 추가로 압박을 받진 않을 것으로 말했다.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는 실업과 기업의 연쇄 파산을 막기 위해 3월 이후부터 강력한 조처를 해왔다.

실업보험 강화, 현금 지급 등에 힘입어 4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10% 증가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신문은 여름 이후 경제 대책이 아직 정해져 있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정부가 대규모 추가 조치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가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3개월 전에는 S&P500 지수의 하단을 2,400으로 제시했으나 이번에 2,750으로 변경했다.

이어 주가 하락 경계심의 정도를 나타내는 VIX(변동성 지수)는 2일 26으로 지난 2월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문은 코로나와 폭동이라는 역풍이 불고 있음에도 투자자는 강력한 경제 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이 기세가 당분간 중단될 분위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VIX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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