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조선업체 3곳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선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보험사 환헤지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향후 조선 3사가 환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달러-원 외환(FX) 스와프포인트와 통화스와프(CRS) 금리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는 탓이다.

다만 조선 3사의 LNG선 수주가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시장에 끼치지 영향이 분산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선사 선물환 매도 등으로 FX 스와프포인트와 CRS 금리가 하락하면 외인 재정거래가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지난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QP가 2027년까지 이들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사업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6천억원) 이상이다. 조선 3사가 수주하게 될 LNG선 규모는 100척 정도로 예상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 본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며 "조선사의 건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계약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본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점은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라고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는 한국 조선사의 카타르 LNG선 수주로 보험사 환헤지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본계약 이후 조선사가 선물환을 매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 CRS 금리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FX 스와프 1년 부근에서 선물환이 나올 것"이라며 "CRS 시장에서는 1~3년 구간에서 물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선물환은 FX 스와프시장보다 CRS 시장에서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본계약 이후 조선사는 수주액 일부를 선물환으로 매도한다. 선물환 매입은행은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현물환을 매도한다.

선물환 매입은행은 해외 차입, FX 스와프 매도, CRS 리시브 등으로 현물 외화를 마련한다.

스와프 은행은 해외 차입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 과정에서 현물환이 공급되고 달러-원 환율 상승압력이 제한된다. 스와프시장에서는 FX 스와프포인트와 CRS 금리 상승세가 제한된다.

지난 2일 기준 달러-원 FX 스와프포인트 1년물은 마이너스(-) 4.80원을 기록했다. 6개월물과 3개월물은 각각 -1.30원, -0.30원을 나타냈다. 1개월물은 -0.05원이다.

같은 날 CRS 금리 1년물은 0%다.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0.135%, -0.105%를 기록했다.

다만 카타르의 LNG선 프로젝트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시장에 끼치지 영향이 집중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은행의 다른 스와프딜러는 "2027년까지 LNG선을 건네는 계약"이라며 "장기 계약인 만큼 스와프시장에서 일시에 큰 충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 거래가 나오는 시점에 다른 재료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 선물환 매도가 향후 외인 재정거래 차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 스와프딜러는 "조선사 선물환 매도 등으로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폭이 확대되면 외인 재정거래 유인이 커진다"며 "이에 외인 재정거래가 나타나면서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폭이 축소될 수 있다. 이는 보험사 환헤지 여건에 긍정적 재료"라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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