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국내 조선업체 3사가 카타르의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따낸 가운데 달러-원 환율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약 23조6천억 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는 초대형 수주로 시장에 달러 매도 경계 심리가 작용하며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수주가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관련 달러 물량이 분산돼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물환 시장의 큰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진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지난 1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LNG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QP가 2027년까지 이들 3개 조선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으로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이다.

QP는 2027년까지 LNG선 100척 이상이 필요하며 이번 사업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6천억 원)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초대형 수주가 나온 가운데 서울환시는 관련 뉴스를 원화 호재 요인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조선업체 등의 수주는 달러화 공급 요인으로 현물환 시장 달러-원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선 3사의 수주 소식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1,240원 부근까지 오르며 레벨을 높였던 달러-원 환율에 심리적인 매도 경계감으로 작용하며 달러-원 환율을 소폭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미·중 무역 및 정치 갈등, 미국의 폭동 등 불확실성 요소를 시장이 소화하고 선박 수주 호재에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 탄력을 받는 상황에서, 위험 선호 심리와 LNG 수주 소식 등이 더해지며 (우려) 분위기가 해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LNG 계약이 2027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이고 슬롯 계약이 실제 발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점, 또 관련 달러 물량이 분산돼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에 수급 요인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발주가 2025년까지 나올 것이라고 가정해 보면 연간 80억 달러 정도의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주 소식은 좋은 뉴스이긴 하지만, 워낙 장기 수주이고 발주가 분산돼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과 FX 스와프포인트에 하락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수주 소식이 나왔지만, 관련 달러 매도 물량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며 "서울환시에 달러 매도 경계 심리를 주는 요소이지만, 장기적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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