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와 하반기 금융 당국의 외환 규제 강화에 증권사들의 달러 쌓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1분기 중 증권사들의 외화예금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올해 1분기 말 외화예금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외화예금이 7천180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1조2천801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천621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1천31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7천171억 원으로 3개월 만에 5천 858억원 늘렸고, 신한금융투자 외화예금도 2천598억원에서 3천571억원으로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천725억원에서 9천790억원으로, 유안타증권은 773억원에서 1천202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3월에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과 금융시장 패닉 속에 글로벌 주가가 폭락하자 증권사들이 대규모로 마진콜을 당했고 이에 따른 달러 증거금 수요 폭증으로 시중에 달러 품귀 현상에 나타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내부 사정은 다를 수 있겠으나 코로나19로 촉발된 달러 유동성 부족에 1분기 중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외화, 원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반기 금융 당국의 외환 규제 강화도 증권사들의 달러 매집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비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 외환규제를 정비하고 은행권 외환규제 효과성을 제고하는 등 금융회사 외환건전성 개선방안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외환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정비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3월 시장에 아주 큰 혼동을 일으킨 원인이 증권사들이 대규모 외화 마진콜에 응하려고 달러 매집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그런 혼란이) 또다시 앞으로 발생하지 않게 스트레스테스트를 하고 규제 감독 필요성이 커진 것이 정책의 배경이고 하반기 중 최대한 빨리 세부사항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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