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중동 최대 항공사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레이트 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기 구매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 보잉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미레이트 항공이 보잉의 신형기인 777X의 최대 고객이기 때문인데 에미레이트 항공은 해당 기종을 최소 115대 주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에미레이트 항공이 이번 주 항공기 구매 계획을 이행 못 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이 신형기를 띄우려는 보잉에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바이에 근거지를 둔 에미레이트 항공의 CEO 팀 클라크는 지난 1일 온라인 포럼에서 회사가 항공기 주문 내역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외신에 따르면 클라크는 "모든 것을 (일단) 백지화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이쪽이든 저쪽이든 수백 대의 항공기를 구매했을 때 경제적 측면, 현금흐름, 순이익 측면에서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클라크는 항공 운송사업자는 필요한 곳에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항공기 구매 재검토는 "지금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양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대형 제트여객기를 200대가량 주문한 상태다. 여기에는 최근 생산 중단되기 전에 제작된 에어버스 380기도 포함돼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항공기 구매 재검토가 보잉에 특히 영향을 주는 것은 보잉이 내놓은 777X시리즈의 전 세계 구매 309건 중 115건을 에미레이트 한 곳이 주문했기 때문이다. 에미레이트는 전 세계 항공사 중 가장 많은 777X시리즈를 주문한 데다 가장 먼저 이를 구매한 업체이기도 하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원래 777-9 115대와 좀 더 작은 크기의 777-8 35대 등 150대를 보잉에 주문했다가 작년 11월 주문량을 126대로 줄였다. 12월에는 11대에 대해 재확인이 필요하다며 주문량을 115대로 축소했다.

플라이트글로벌에 따르면 11월까지 주문된 내역에는 777-9가 101대, 777-8이 25대가 포함된 상태였다.

777-9의 가격은 대당 4억4천220만달러, 777-8의 가격은 대당 4억1천20만달러이며, 항공기 구매 시 관행적으로 할인이 제공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주문 규모는 상당하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2019년 777X 기종이 사용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엔진 문제로 승인과 생산이 지연되는 데 대해 보잉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해 11월 에미레이트 클라크 CEO는 승객을 싣기도 전에 지독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불평을 토로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페르시아만에 허브를 둔 중동 최대 국제 항공사다. 또한 슈퍼 점보제트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의 최대 고객이며 자사가 보유한 A380이 은퇴하면 보잉의 777X로 교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777X는 수차례 지연 끝에 올해 1월 첫 시험 비행을 거쳤다. 보잉은 브리티시항공과 루프트한자를 포함해 777X의 주문 감소로 곤란을 겪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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